1980년대 말 냉전 이데올로기가 표류를 시작한 바로 그 시점, 대체
이데올로기로서 급속히 일반의 주목을 끌기 시작한 것이 다름아닌
미래학이다. 앨빈 토플러 등 미국 경영, 경제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무수히 쏟아놓은 미래학 서적은, 그후 1990년대 탈냉전과 정보혁명의
융단폭격 아래 국내는 물론, 지구촌 전체적으로 변혁과 새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절박해지면서 더욱 폭발적으로 읽혔다.
"근육과 자본의 시대는 가고 두뇌의 시대가 왔다"는 '지력사회'출현,
제조업의 몰락과 정보산업의 폭발로 압축 가능한 제3차 산업혁명의
초고속진행, 초국가자본의 전일적 지구촌 지배와 이에 대항한 초국가
시민 파워의 빅뱅, 권력의 새 중추가 될 엘리트 지식노동자군의
집단이기주의 표출, 계급갈등 종언 등 미래학자들이 그리는 21세기상은
어지러울 정도로 현란하고 급박했다. 특히 이들 미래학서들은 종전의
사회과학서 들과는 달리, 지구촌 곳곳의 살아 꿈틀대는 풍성한
실례들을 자유자재로 인용하며 논거를 펼쳐서, 읽는 이들을 주눅들게
만들었다. 필자도 마찬가지 경험을 했다.